벚나무처럼 뽀얗고 아름다운, 벚굴

연분홍 벚꽃이 십리 꽃길을 만드는 봄이면, 섬진강 하구에서는 자연산 벚굴이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속살이 우유처럼 희고 뽀얀 벚굴은 12월 초부터 산란길을 앞둔 4월까지 채취한다. 벚굴이라는 이름은 '벚나무에 핀 벚꽃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혹자는 강에서 난다고 하여 '강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섬진강의 맑은 물에서 나는 벚굴은 바다에서 나는 굴보다는 짠맛이 덜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자연산 굴이지만 한입에 넣기 어려울 정도로 알이 굵다. 바다 것에 비해 비린 맛이 덜해 생으로 먹어도 맛이 좋고, 구워 먹으면 더욱 담백하다. 하동에서 벚굴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은 신방마을에 몰려 있다. 이곳에서는 생굴부터 벚굴구이, 굴회, 굴무침 등 다양한 종류의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굴에는 철분, 구리 등의 영양분이 함유돼 있어 빈혈 예방에 좋고, 타우린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참게는 섬진강에 서식하는 바위겟과의 갑각류다. 섬진강에서는 '봄에는 벚굴, 가을에는 참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 인사다. 참게는 염분이 없는 민물에서는 산란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강에서 많이 잡힌다. 그중에서도 섬진강 하류는 다른 강보다 물이 맑아 참게가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섬진강변을 따라서는 수많은 참게 전문 요리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참게의 제철은 앞서 설명했듯 가을이다. 찬바람이 불고 주위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산란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참게 요리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참게탕으로, 된장을 풀어 끓인 물에 참게와 토란, 고사리 등을 넣고 끓여 만든다. 참게탕은 지방이 적으면서 단백질이 높아 어린이와 노인에게 특히 좋은 영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남도의 맛, 재첩

재첩은 아주 작은 크기의 조개다. 맑게 끓여낸 섬진강 재첩국은 벚굴과 함께 하동을 대표하는 봄철 별미로 손꼽힌다. 재첩 요리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단연 재첩국이다. 재첩국은 화려하다기보다는 소박한 요리다. 재첩과 부추, 소금 외에는 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재첩에는 타우린과 아미노산 등의 영양분이 들어 있어, 해독작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간장의 기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며, 황달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각종 미네랄과 소화를 돕는 효소, 비타민과 무기질 등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재첩은 염분이 적으면서도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섬진강 하류가 서식하기에 제격이라 할 수 있겠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이라면 꼭 재첩국을 먹어보시라. 재첩국의 효능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